정부는 21일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면서, "젊은 해병이 순직한 안타까운 사건의 재발 방지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하여 철저하고 엄정하게 진상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재의를 요구한 이유와 관련하여 야당이 국회에서 통과시킨 특검법은 ▲삼권분립 원칙 위반, ▲공수처의 존재 이유 부정, ▲불공정한 결과 초래, ▲민주주의 원리 훼손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이 특검법안이 “헌법상 대통령에게 부여된 특별검사 임명권을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이 행사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후보 추천권을 더불어민주당이 독점하게 하는 법안을 여야 합의 없이 통과시킨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특별검사는 헌법상 행정부 권한인 ‘수사, 공소제기’ 권한을 입법부의 의사에 따라 특별검사에게 부여하는 예외적인 제도라는 점에서, 우리 헌정사에서 항상 여·야 합의 또는 정부의 수용을 전제로 도입되어 왔다”고 했다.
법무부는 또 “기존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해보지도 않고 특검을 도입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이 특검법안이 "경찰과 공수처에서 수사하고 있고, 검찰의 후속 수사가 예정되어 있는 사건에 대해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것으로서, 우리 헌정사에서 전례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공수처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설치한 권력형 비리 수사 기구로서, 특검 실시를 이유로 공수처 수사를 중단하는 것은 공수처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이어 “고발 당사자인 특정 정당이 사실상 특별검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고발인이 수사할 검사나 재판할 판사를 선정하는 것과 같은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이 법안이 "수사대상을 고발한 더불어민주당이 특검 후보 추천권을 독점하여 사실상 수사기관, 수사 대상과 범위를 스스로 정하는 것으로 사법시스템의 기본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우리 헌정사에서 여·야 합의 없이 야당에게만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을 부여한 전례는 없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법무부는 “다수당의 정파성이 입법부의 숙의 절차를 집어삼켜 헌법상 민주주의 원리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은 국회 다수당의 입법권 남용 시 헌법이 마련한 최소한의 견제 수단”이라면서, "이 법률안은 입법부의 숙의 절차를 통한 의사 합일 과정이 형해화되고 다수당의 정파성이 법률에 그대로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당한 법률을 적용할 것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